빨리빨리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빨리빨리’는 한국인의 성격을 상징하는 말로 자주 언급됩니다. 하지만 이 말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사회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빨리빨리 문화의 뿌리는 산업화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은 압축성장을 목표로 모든 영역에서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시간이 곧 돈”이라는 구호를 내세웠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캠페인이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 ‘빨리빨리’는 효율을 뜻하는 국가적 언어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뚜렷했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62년 한국의 1인당 GDP는 약 106달러였고, 1990년에는 약 6,516달러까지 늘었습니다(명목·현재 달러 기준). 불과 한 세대 만에 이룬 성장은 ‘빨라야 산다’는 인식을 강화했습니다. 속도는 곧 생존이었고, 느림은 낙오로 여겨졌습니다.
이후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성과’와 ‘속도’는 기업만이 아니라 개인의 생존 조건이 되었습니다. 더 빨리 일하고, 더 빨리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1,865시간으로 OECD 평균(1,736시간)보다 약 130시간 더 깁니다. 빠름이 곧 경쟁력이라는 구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빨리빨리’는 처음부터 조급함의 표현이 아니었습니다. 생존과 회복의 언어였고, 경제성장을 이끈 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 전반에 내면화되어, 오늘날에는 효율을 중시하는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Member discu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