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늘 평균보다 가난할까?

왜 나는 늘 평균보다 가난할까?
Photo by Eduardo Soares / Unsplash

지난 12월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 또다시 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가구당 평균 소득 7,427만 원" "가구당 평균 자산 5억 6,678만 원"

이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내 연봉 빼고 다 올랐네." "자산이 5억 6천? 나는 평균도 안 되는 빈민층인가?"

상대적 박탈감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이 부족한 게 아니라, '평균(Mean)'이라는 통계적 기준이 당신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가 국밥집에 들어오면?

통계학에서 평균의 함정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허름한 국밥집에 손님 9명이 밥을 먹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봉은 모두 3천만 원입니다. 이때 연봉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재벌 총수가 국밥집에 들어옵니다.

이제 이 국밥집 손님 10명의 '평균 연봉'은 어떻게 될까요? 순식간에 수백억 원으로 뜁니다. 졸지에 평범하게 밥을 먹던 9명은 "평균의 1%도 못 버는 무능력자"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삶이 달라졌나요? 그들의 지갑이 가벼워졌나요? 아무것도 변한 건 없습니다. 단지 '평균'이라는 숫자가 왜곡되었을 뿐입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왜도, Skewness)

사람의 키나 몸무게처럼 자연적인 데이터는 종 모양의 '정규분포'를 그립니다. 이 경우 평균은 대다수 사람이 위치한 중간을 잘 대변합니다.

하지만 소득이나 자산은 다릅니다. 이는 '멱법칙(Power Law)'을 따르는 데이터로, 오른쪽으로 긴 꼬리를 가진 비대칭 분포를 보입니다. 하한선(0원)은 막혀 있지만 상한선(수천억 원)은 뚫려 있기 때문입니다.

멱법칙(Power Law)이란 무엇인가요?
통계나 경제 관련 뉴스, 특히 ‘부의 불평등‘을 다룰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멱법칙(Power Law)입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의 많은 일들이 ‘평균’을 중심으로 종 모양(정규분포)을 그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키나 몸무게처럼 말이죠. 하지만 멱법칙을 따르는 데이터는 분포가 ‘L자 모양’으로 길게 늘어지는 형태를 띱니다. 쉽게 예를

이번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고소득·고자산가가 평균값을 위쪽으로 강력하게 끌어올렸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평범한 시민(60~70% 이상)은 필연적으로 평균보다 낮은 소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평균보다 못 버는 것이 '보통'인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당신의 진짜 위치: 중위값 (Median)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바로 '중위값(Median)'입니다. 중위값은 전체 사람을 소득 순서대로 한 줄로 세웠을 때, 정확히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수치를 말합니다. 이상치(재벌 총수)가 들어와도 중위값은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실제 이번 조사의 상세 데이터를 뜯어보면 진실이 보입니다.

  • 평균 소득: 7,427만 원 vs 중위 소득: 5,800만 원
  • 평균 자산: 5억 6,678만 원 vs 중위 자산: 3억 270만 원

평균 자산은 중위 자산보다 무려 2억 6천만 원이나 높게 부풀려져 있습니다. 언론은 주로 자극적이고 수치가 높은 '평균'을 헤드라인으로 뽑지만, 실제 보통 사람의 삶을 대변하는 것은 5억 6천이 아니라 3억 원대의 자산, 7천4백이 아닌 5천8백만 원의 소득인 것입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 나의 경제적 위치를 가늠할 때, 당신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나요? 상위 1%가 왜곡시킨 '평균'을 보며 자신을 비하하고 있지는 않나요?

'평균의 함정'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중간'을 바라볼 때, 비로소 내 삶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건전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생각보다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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