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파는 숫자

불안을 파는 숫자
Photo by Nik Shuliahin 💛💙 / Unsplash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숫자를 다루는 사람들은 가끔 진실을 감추거나, 의도치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통계와 마주합니다.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두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 "직장인 평균 연봉이 0천만 원이다". 이런 헤드라인은 우리 마음에 막연한 불안을 심어줍니다. '내 노후 자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닐까?', '결혼은 정말 위험한 도박일까?', '나만 평균보다 못 버는 걸까?'

하지만 그 불안의 근원이 되는 숫자가 애초에 잘못 해석된 것이라면 어떨까요? 이번 주 웬즈데이터는 우리를 주눅 들게 만드는 '통념 속의 숫자'들을 다시 계산해봅니다.


당신의 100세 시대는 오지 않는다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농담이 직장인들 사이에 돕니다. 서점과 보험사는 '100세 인생'을 경고하며 지금 당장의 행복을 유예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라고 압박합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3일 발표된 국가데이터처의 <생명표>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현재 3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51.5년, 여성은 57.1년입니다. 즉, 평균적으로 남성은 81.5세, 여성은 87.1세까지 산다는 뜻입니다.

'최빈사망연령'이 90세 근처로 이동하고 있을 뿐, 대다수가 100세를 넘기는 시대는 통계적으로 아직 도래하지 않았습니다. '100세 시대'는 장수 리스크를 강조해야 하는 산업이 만들어낸 마케팅 용어에 가깝습니다. 오지 않을지도 모를 20년을 걱정하느라 오늘의 확실한 행복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의 100세 시대는 오지 않는다
″은퇴하면 40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데, 지금 모은 돈으로 가능할까?” 이 질문은 2030 직장인들을 지배하는 가장 큰 공포 중 하나입니다. 서점의 자기계발서 매대와 보험사의 광고 문구는 ’100세 인생‘을 기정사실화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나는 100살까지 살 것이고, 그러니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조금 더 냉정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과연 우리는 모두

이혼율 50%라는 거짓말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통계, "이혼율 50%". 이 수치는 결혼을 아주 위험한 도박처럼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 해의 결혼 건수''그 해의 이혼 건수'를 단순 비교해서 생긴 오류입니다.

올해 이혼한 부부들은 올해 결혼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10년 전, 30년 전 결혼한 수백만 쌍의 부부들(모집단) 중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서로 다른 집단을 억지로 연결한 이 통계는 실제 부부들의 결속력을 과소평가하게 만듭니다. 실제 코호트(동일 집단) 분석을 해보면, 이혼율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낮으며 최근에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혼율 50%라는 거짓말
″결혼은 미친 짓이다.” ”어차피 둘 중 한 쌍은 헤어진다는데 굳이 해야 해?”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비혼을 선택한 청년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미디어에서 ”이혼율이 50%에 육박한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결혼은 마치 동전 던지기처럼 확률 반반의 위험한 도박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부부의 절반이 이혼한다는 이 통계는 거짓에 가깝습니다.

왜 나는 늘 평균보다 가난할까?

"평균 소득" 기사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내가 평균 이하인 것이 아니라, '평균(Mean)'이라는 기준이 오염된 경우가 많습니다.

소득이나 자산처럼 격차가 큰 데이터에서는 극소수의 초고소득자(Outlier)가 평균값을 기형적으로 끌어올립니다. 빌 게이츠가 동네 술집에 들어오면 그 술집 손님들의 평균 소득이 수억 원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때 우리가 봐야 할 진짜 숫자는, 사람들을 한 줄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중위값(Median)'입니다. 평균이라는 허상 대신 중위값을 본다면, 당신의 위치는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왜 나는 늘 평균보다 가난할까?
지난 12월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가 또다시 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가구당 평균 소득 7,427만 원” ”가구당 평균 자산 5억 6,678만 원” 이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내 연봉 빼고 다 올랐네.” ”자산이 5억 6천? 나는 평균도 안 되는 빈민층인가?” 상대적 박탈감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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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이 성공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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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2026년이라는 숫자가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1월의 첫 주, 다이어리 맨 앞장은 '올해의 목표'들로 빼곡히 채워졌을 겁니다. 헬스장은 의욕 넘치는 사람들로 붐비고, 서점의 자기계발서 코너는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우리는 매년 1월 1일,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 뜨거운 열기는 과연 얼마나 지속될까요? 통계는 냉정합니다. 해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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