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오면 아빠는 게임을, 엄마는 유튜브를 끈다: 2024년 생활시간조사
하루 54분과 55분. 아이가 오면 엄마와 아빠가 똑같이 내려놓는 여가 시간입니다. 둘 다 혼자 즐기던 게임과 유튜브부터 줄입니다.
퇴근하고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넘기다 보면 한 시간은 금방 가는데, 아이가 있는 친구네 집에 가 보면 그 한 시간이 통째로 사라져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주 내놓은 생활시간조사 분석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25~39세 부부는 아이 없는 부부보다 하루 여가가 엄마도 아빠도 한 시간 가까이 짧았는데, 아빠는 게임을, 엄마는 유튜브를 가장 많이 줄였습니다.
매일 한 시간씩이면 한 해에 꼬박 보름입니다.
혼자 놀던 시간부터 내놓고, 사람 만나는 시간은 지켰다
청년의 하루 여가는 스물다섯 해째 네 시간 안팎입니다. 아이가 없는 부부도 남편과 아내 모두 그만큼을 쓰는데, 아이가 있는 부부는 세 시간 남짓으로 줄어서 아빠는 54분, 엄마는 55분이 빠집니다. 열 해 전 조사에서도 두 사람에게서 빠진 시간은 똑같았습니다.
그 한 시간은 어디서 빠졌을까요? 가장 큰 덩어리는 아빠가 게임, 엄마가 유튜브 같은 동영상으로 각각 22분입니다. 아이 없는 남편이 하루 44분 하던 게임은 아빠가 되면 절반으로 줄고, 아이 없는 아내가 54분 보던 동영상은 엄마가 되면 30분 남짓이 됩니다. 반대로 가장 적게 줄인 건 사람을 만나거나 모임에 나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가 오면 소파 위의 한 시간을 내려놓는 데에는 엄마와 아빠가 따로 없고, 내려놓는 순서까지 닮았습니다. 혼자 화면을 보던 시간을 먼저 내주고,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지킨 겁니다.
아빠들은 일터에서 덜어 낸 시간을 집으로 가져왔다
여가에서 나온 한 시간만으로 아이를 키울 수는 없습니다. 아빠의 하루에서 나머지 시간은 10년 사이 일터에서 나왔는데, 2014년과 2024년을 견주면 아이를 키우는 아빠는 일이 48분 줄고 집안일과 돌봄이 58분 늘었습니다. 늘어난 시간의 절반 넘게는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10년 사이 아이 없는 남편도 일하는 시간이 37분 줄었으니, 일이 줄어든 것 자체는 일터 전체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일이 줄어든 건 아이 없는 남편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시간을 집안일과 아이에게 옮긴 건 아빠들이었습니다.
엄마의 하루는 반대로 움직여서 집안일과 돌봄이 34분 줄고 일이 22분 늘었는데, 그 덕에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집안일·돌봄 시간 차이는 열 해 사이 절반 가까이 좁혀졌습니다. 집안일의 무게도 가운데로 옮겨 오는 중이지만, 여가만큼 똑같아지지는 아직 않았습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당신에게 아이가 온다면 가장 먼저 사라질 한 시간은 아마 퇴근 뒤 소파 위의 그 시간일 겁니다. 아이가 열여덟이 될 때까지 매일 한 시간씩이라고 치면 6,500시간이 넘는 아홉 달치 저녁인데, 그 아홉 달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옮겨 가는 시간입니다.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는 흐름이 이어지는지는 12월 중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할 2025년 육아휴직통계에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 가운데 아빠의 비중이 지난해의 29.2%보다 오르면 집으로 오는 아빠가 더 늘었다는 뜻이고, 제자리라면 아빠의 하루는 아직 일터가 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소파 위의 한 시간은 이제 둘이 똑같이 냅니다. 우리가 다음으로 똑같이 나눌 시간은 무엇일까요?
숫자의 출처
- 원문: 국가데이터처, <생활시간조사로 본 청년의 혼인 및 자녀 유무별 시간사용 변화>, 2026년 10월 19일 발표
- 아이 없는 부부와 있는 부부: 25~39세 가운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을 함께 사는 18세 미만 자녀가 없으면 기혼·무자녀, 있으면 기혼·유자녀로 나눈 하루 평균(통계표 3·4, pp.20~21, 맞벌이는 통계표 6, p.23). 같은 사람을 따라간 변화가 아닌, 그해 두 집단의 차이입니다
- 여가 항목: 동영상은 유튜브·OTT 같은 동영상 시청, 게임은 게임·놀이, 교제·참여는 사람을 만나거나 모임에 참여한 시간. 본문의 게임 44분→22분과 동영상 54분→32분은 2024년 기혼·무자녀와 기혼·유자녀의 남녀별 값입니다
- 평균의 기준(추정): 원문에 따로 적혀 있지 않아 「202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 일러두기대로 주말을 포함한 모든 요일의 평균이자 그 일을 하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한 평균으로 보고 썼습니다
- 장기 기준점: 25~39세 전체의 하루 여가는 1999년 4시간 16분에서 2024년 4시간 13분으로, 그 사이 2019년 3시간 48분까지 줄었다가 돌아왔습니다(통계표 1, pp.16~18)
- 어림한 값: '보름'은 하루 1시간×365일을 24시간으로 나눈 15.2일, ‘6,500시간'과 '아홉 달'은 하루 1시간×365일×18년의 6,570시간, 곧 274일, '절반 넘게'는 늘어난 58분 중 돌봄 35분, '절반 가까이'는 맞벌이 기혼·유자녀 아내와 남편의 가사·돌봄 차이 3시간 16분(2014년)에서 1시간 43분(2024년)
- 판정 지표: 국가데이터처 「육아휴직통계」, 해마다 12월 중순 발표. 기준값은 <2024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잠정)>(2025년 12월 17일)의 육아휴직자 중 아빠 비중 29.2%(p.5)
- 관련 글: 6월 24일 왜 우리는 부모가 되는 것을 주저할까? —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느끼는 시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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